고양이는 사람 말을 알아들을까? 얼마나 이해할까?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매일 고양이와 대화를 시도하실 텐데요. 저도 역시 고양이가 대답을 할리 없고 알아듣는지도 알지 못하지만 ‘오늘은 뭐 했어?’, ‘밥은 먹었어?’, ‘기분이 안 좋아?’ 끊임없이 고양이에게 말을 붙여보곤 합니다.

어떨 때는 전부 알아듣는 것 같다가도 어떨 때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과연 고양이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걸까요? 알아듣는다면 얼마나, 어디까지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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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까?

과연 고양이는 사람의 언어를 알아들을까요? 만약 알아듣는다면 어느 정도까지 이해하는 걸까요? 고양이는 수천 년 전부터 인간들과 함께 살아온 동물입니다. 하지만 완전히 가축화되어 인간 친화적인 개와는 달리 고양이는 자신의 생활 습성은 거의 변화하지 않은 채로 인간과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즉 야생성이 거의 사라지지 않은 상태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인간에게 맞추지 않고 인간의 의지 하지 않으면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 우리는 매일 고양이와 다양한 대화를 시도합니다. ‘이리 와.’, ‘안 돼.’, ‘배고파?’, ‘심심해?’, ‘간식 줄까?’, ‘잘 있었어?’ 하루에도 몇 번씩 말을 건네게 되는데요. 고양이가 과연 알아듣고 있는 걸까요?

 

 

고양이가 사람의 언어를 얼마나 인지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019년 영국에서 70마리 정도의 고양이를 모아놓고 다양한 단어와 서로 다른 고양이의 이름을 반복해서 들려주는 실험을 했는데요. 그 결과 고양이는 자신의 이름과 일반 명사, 함께 사는 다른 고양이의 이름을 구분할 줄 알고 자신의 이름과 다른 단어의 차이를 구분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고양이는 사람의 말을 얼마나 알아들을까?

그렇다면 고양이는 사람의 말을 얼마나, 어디까지 알아들을까요? 고양이 뇌는 기본적으로 감정과 생존, 불안, 장기 기억의 기능을 담당하는 중뇌가 발달해 있습니다. 논리적인 사고, 계산, 언어를 담당하는 대뇌 신피질 부분은 상대적으로 발달이 덜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고양이가 단어 자체를 기억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단어와 단어의 조합까지는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하지만 고양이는 청각이 매우 발달해 단어와 단어의 미묘한 소리의 차이로 단어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잘 발달한 중뇌의 영향으로 안전, 먹이 등 생존과 관련된 단어와 감정, 흥미에 관련된 단어는 제대로 구분하여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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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이 비슷한 동물이 개의 경우 훈련을 통해 약 1000개 정도의 단어를 기억하는 것이 가능한 것을 볼 때, 고양이도 생각보다 많은 단어를 구분하고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의 주위에 일어나는 일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자신의 생활 영역에 생기는 모든 변화를 늘 관찰하고 대응을 재빨리 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과 사는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함께 사용하는 보호자가 하는 말과 행동에 항상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관찰 결과를 토대로 당시의 상황과 단어를 함께 기억하여 그 상황 자체를 이해합니다. 고양이가 인간의 말을 이해하는 것은 몇 가지 단어를 기억하고 그 단어와 관련된 경험을 토대로 해석을 해 나가는 것입니다.

 

 

고양이가 잘 알아듣는 말

단어와 상황이 놀이 활동처럼 고양이의 관심을 끌만한 흥미로운 것이나 먹이와 같은 생존과 관련된 것이나 병원 방문, 차량 이동과 같은 위험과 관련된 것이라면 생각보다 예민하게 반응하고 오래 기억하게 됩니다. 반면 단어와 상황이 자신의 흥미나 위험과 상관이 없다면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고양이는 단어를 기억할 때 단어와 상황을 함께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양이의 이름을 부를 때는 되도록 긍정적인 상황에서 불러주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간식, 사료, 놀이 등 고양이에게 긍정적인 상황에서요. 혼을 내거나 병원에 가는 등 부정적인 상황에서 이름을 부르거나 의미 없이 이름을 자주 부르면 안 좋은 상황과 이름을 함께 기억하게 되기 때문에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긍정적인 상황에서 이름을 자주 불러줘야 좋은 기억이 쌓여서 이름을 부르면 다가오는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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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단어를 구분합니다. 그리고 그 단어와 관련된 상황을 기억하는 것으로 전체적인 말의 맥락을 이해합니다. 따라서 고양이의 언어 능력은 전적으로 보호자와의 친밀도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보호자에게 애정을 느끼고 잘 이해하려고 하고 친밀하게 지내려 한다면 많은 것을 관찰하고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단어와 상황을 기억하게 되어 더 많은 말을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어와 단어의 조합이나 문장 자체를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와 직접적인 대화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럴 필요는 없지 않나요? 말이 아니어도 이미 많은 감정을 나누고 있으니까 충분한 듯합니다. 게다가 고양이가 늘 우리를 관찰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니 감동이지 않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