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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묘일기

너는 네 생각만 하지, 나도 네 생각만 해.

by 둥이집사 2022. 11. 20.

가끔 그런 생각을 해. 아니 사실 자주 하는 것 같아.

사랑이란 무엇일까. 나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사랑다운 사랑은 너에 대한 것이 아닐까.

나의 잠보다 너의 잠을 걱정하며

지새우는 밤이 늘어가는 것.

나의 건강보다 네 건강을 걱정하며

속을 태우는 날이 늘어가는 것.

나의 애정이 너에게 부담이 될까

껴안고 싶은 마음을 견디며 바라만 보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억누르지 못해

살살 쓰다듬어 보는 것.

 

어떻게 네가 내게 온 걸까.

생각하다 보면 세상의 모든 것이 감사해지는 것.

왜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졌을까 원망하다가도

너도 내게 왔음을 떠올리게 되면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것.

그러다가 네가 없는 것을 상상하게 되면

주책맞게 눈물이 비집고 나오는 것.

넌 내게 한마디 말도 건네지 않았는데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는 것.

내가 건네는 많은 말 중 그 어떤 것도 네가 알아들을 리 없는데

왠지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다고 느끼는 것.

설사 그것이 내 착각일지라도 아무 상처가 되지 않는 것.

 

너는 네 생각만 한대도 괜찮은 것.

나도 네 생각만 하니까

우린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행복해지는 것.

너 없는 나는 너무 슬프겠지만

내가 없는 나는 힘들지 않길 바라는 것.

내가 없는 너의 하루가

조금도 외롭지 않길 바라는 것.

이제 네가 없는 삶이 상상도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당하겠다 다짐하게 되는 것.

자꾸 남은 날을 가늠하며

너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어지는 것.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이지만

너 하나 제대로 돌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

그거 하나 제대로 해낸다면

내 인생도 꽤나 의미 있었다 싶은 것.

책임이 싫어 한쪽 발만 담근 채 적당히 살아온 인생이지만

네 삶만은 끝까지 함께할 확신을 갖게 되는 것.

네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마음들. 어쩌면 너는 내게 세상 제일 어려운 것을 알려주고 있는 걸지도 몰라.말로는 다 담지 못할 것들이라 너와 내게 말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

 

내 온 마음을 담아 사랑할게. 너는 네가 하고 싶은 만큼만 사랑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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