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가을. 타고나길 '후진이 뭐야, 여자라면 직진이지.'로 태어난 우리 엄마 막내딸은 당시 고양이에 미쳐있었다. 원래는 강아지를 좋아했었는데 초등학생 때 제 몸집만 한 개한테 물린 이후로는 개가 무섭다고 근처에도 못 가더니 '그 애정이 고양이에게로 옮겨간 건가, 갑자기 웬 고양이 타령이지, 별 일이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고양이를 들이겠다고 혈안이 되기 전까지는.
학업 때문에 서울에서 혼자 자취 중인 애가 고양이라니! 게다가 우린 어릴 적 그 흔한 병아리나 햄스터도 키워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잘 생각해봐, 너 그거 엄청 책임감을 가지고 결정해야 할 문제야. 막상 데려왔는데 아니다 싶다고 돌려보낼 수 있는 것도 아냐. 생명이라니까? 너 평생 같이 살아야 해."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 엄마 막내딸은 언니 말따위는 들어먹지 않는 아이였다. 그 애에게는 날아가는 새 울음소리가 내 말보다는 잘 들리지 않을까. 그래도 딴에 열심히 고민하긴 했는지 '펫 샵은 안된다, 처음이라 입양은 조금 걱정이긴 한데 내가 잘 알아보겠다, 걱정하지 마라' 나의 걱정은 가뿐히 뒤로 한 채 혼자 풀 액셀을 밟아댔다. 그렇게 둥이는 우리에게 왔다. 그리고 그 일은 나에게 '우리 집 망나니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이 되었다.
동생의 얘기로는 원래 둥이의 형제를 데려오기로 했다고 한다. 엄마 고양이가 페르시안이었다던가. 여하튼 엄마 고양이를 꼭 빼닮은 하얗고 작은 아이였는데 그 옆에 웬 떡두꺼비 같은 둥이가 있었다고. 아빠 고양이가 둥이와 닮았었는데 그 덩치가 어마어마했었더란다. 어쨌든 데려오려던 아이 옆에서 자꾸 시선을 강탈하는 둥이가 눈에 밟혀 안 데려올 수 없었다고. 다른 애들보다 덩치도 커서 왠지 아무도 안 데려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나. 묘연이 있다더니 만날 인연이 아니었을까 싶다.
2022.07.28 - [집사라면 알아야 할 꿀팁] - 반려동물 분양(입양) 방법, 분양/입양/캐터리/구조 총 정리
반려동물 분양(입양) 방법, 분양/입양/캐터리/구조 총 정리
고양이를 데려오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해볼 생각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고양이를 데려오든 성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시간을 두시고 많이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판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 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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